Abroad/Australia
sydney_tower
snoopyholic
2008. 4. 25. 21:46
여행이든 어딘가에 사는 것이든,
맨날 보면서도,
아 언젠가는 가겠지-
언젠가는 가겠지- 하다가
결국은 한 번도 안 가게 되는 곳이 있다.
나에게는 시드니의 저 타워가 그랬다.
이름도 생각 안 나지만,
시드니에 한동안 살려고 왔을 때-
(그 때 이미 세 번째 시드니 방문)
딱 한 번 무슨 세무청인지 사무실에 들렸던 것 이외에는
맨날 지나다니기만 했다.
달링하버에서 혹은 윈야드 역에서 시티센터까지 열심히 걸어서 출근을 할 때도,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하이드파크 잔디밭을 뒹굴며 혼자 신세한탄을 할 때도,
퀸빅토리아 빌딩 지붕을 통해서도,
나는 저 타워를 보며 왠지 모를 위안을 얻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울의 남산타워를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서울에 있을 때는 어디가나 남산타워가 보이면 사진을 찍으며 안심하곤 했거든.
웃기다고 해도 할 말은 없다.
그게 나인걸.
세 번이나 시드니에 갔고,
그 중 한 번은 반년이나 그 곳에 살았으면서도
언제나 미소짓거나 사진을 찍으며 위안을 얻을 뿐 그 위로는 한 번도 올라가보지 않는.
오늘따라 그립네.
금색으로 빛나던 그녀석.
pentax op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