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긴 여행을 하다보면 하루종일 햇살이 쨍쨍한데 왠지 관광하기가 지겨운 날이 있다.
그런 날은 괜히 신발가게나 옷가게를 기웃거리며 뭐 싸고 예쁜 것 없나?
하며 하루종일 사지도 않을 신발이나 옷을 입어보며 보내게 되기 마련!!
물론 그러다 갑자기 지름신이라도 강령하시는 순간에는.....
그나마 지갑에 얼마만큼의 현금밖에 없다면야 괜찮지만-
만약 마법의 플라스틱조각 크레트카아드으라도 얌전히 꽂혀있다면!!!!
이것은 바로 문제의 시작이다.
마법의 플라스틱조각이 당시에는 너무나 기특하고 아름답지만
한국에 돌아오면 웬쑤로 돌변하는 허탈한 순간이 결국 찾아와주시는거~
아무리 알고있으면 무엇하랴, 이미 내 마음은 이 아리따운 신발에, 옷에 팔려버렸는 것을.
좌우지당간에....날이 어둑해지도록 뮌헨의 신발가게란 신발가게는 다 들어가서 수십켤레의 신발을 신어보고 옷가게란 옷가게도 다 들어가서 수십벌을 입어보고나니
시장기가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런데 하늘을 보아하니 아까의 청명함은 사라지고 내 뱃속의 시장기마냥 구름떼들이
퍼렇던 하늘을 회색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아- 그 때만하도 나는 몰랐다.
다만 어서 레스토랑을 찾아 시장기를 모면해야겠다는 생각만을 했을 뿐.
그런데 하늘에서 물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만,
갑자기 하늘에 보이지 않는 빵꾸라도 난 것마냥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고. ㅡㅡ
완존 비맞은 생쥐꼴이 되어 마구 날뛰다가 우선 보이는 곳에 뛰쳐들어갔다.
들어가보니 그곳은 오래되어보이는 비어하우스!
나 같은 생각을 했던 인간이 많았던지 아니면 원래 유명한 건지
(나중에 보니 많은 사람들이 예약하고 왔다고 당당히 외치는 것으로 보아 원래 유명한 것으로 사료됨) 사람이 득시글 한데도 꾸역꾸역 들어오는 사람들도 참 많더구만.
뻘쭘하게 서있다가 겨우 구석에 자리를 잡고 워낙 바쁘신 웨이터 양반 겨우 붙잡아서 이번 여행에서 한 번도 못 먹어본 슈니첼과 맥주를 주문.
한시름 놓고 주위를 둘러보니 웬 교황인지 신부인지의 사진들?
그림들도 종교적인 그림이고 데코레이션도 카톨릭 수도원 삘이 나는 것들로 가득.
알고보니 안덱스 수도원(Kloster Andechs)에서 생산하는 맥주들이라고 하더구만!
음- 우리나라에서도 스님들이 '곡차'를 마시듯 수도원의 수도생들도 맥주를!!!
그럼 이들은 이것을 '탄산 곡차'라고 부르려나? ^^;;;;;;;
아무트은.
맥주 맛은 정말 근사했다. ㅠㅠ 감동의 눈물 주르르르르르~
아니, 수도원 아저씨들 기도는 아니 하시고 맥주를 만드는 데만 전념하시는 것은 아닌가?
음? 그래도 되나??
ㅡㅡ+++++
슈니첼 역시 7년 전에 빈에서 먹었던 것보다 나았으나,
옆 테이블 아저씨랑 아줌마가 먹는 요리가 더 맛있어보였다.
ㅋㅋ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지!!!
혹시 다음에 또 올 기회가 되면 소시지도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빵과 베이콘야채말이도 먹어보고퐈아아아아-
다 제쳐두고 다른 맛 맥주도 먹어봐야지!!!!
(이번에는 마이 패이보리트 흑맥주 마셔봄)
독일에서의 밤,(뭐 비어하우스들 아침 10시부터 여니 원한다면 낮에도 아침에도 가능)
맛있는 맥주가 있어서 Happy 하닷!
근데, 여기서 맥주 많이 마시면 천국 가는 건가? ㅡㅡㅋ
add : Weinstrasse 7 / 마리엔 광장 근처 숍 많은 곳들 사이에 있는 거리임
web : www.andechser-am-dom.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