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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생각

고객의 입장에서 출발해 생산하고 서비스하라 feat. 스티브 잡스의 사업 전략

Steve Jobs at the 1997 WWDC

 

기술을 개발해 적용해보는 것 말고도 가장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과연 그걸 어떻게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비전에 맞출 수 있는가의 문제이죠. 여러분이 80억, 아니 100억 어치의 상품을 팔 수 있는 비전 말입니다.

여러분이 변화를 적용하려 할 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고객의 경험을 시점으로 삼아 기술의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에서 출발해서 그걸 누구에게 팔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저는 여기 있는 그 누구보다 이 실수를 크게 저질렀습니다. 그걸 증명할 흉터도 있을 정도입니다. 바로 이런(오픈독) 경우죠.

그래서 우리가 애플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구상했을 때....음.....이렇게 출발한 거죠.

"과연 우리는 어떤 엄청나게 근사한 이득/편의성을 우리의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우리 고객들에게 얼마만큼 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까?"

엔지니어들과 둘러앉아 우리가 가진 이 훌륭한 기술을 어떻게 홍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모의하는 것이 아니고 말이죠.

저는 그게 옳은 방향의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_ Steve Jobs 1997년 WWDC에서 오픈독폐지를 원망하는 발언에 대한 답변 중

 

참고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FF-tKLISfPE

 

글 쓰는 걸 업으로 삼다 보니 늘 고민이 많다. 사실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바를 맞춰서 써주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이미 정해진 클라이언트와 의사소통하며 그들의 기준에 맞춰서 글을 써주면 되니까. 어려운 건 순수하게 나의 창작을 할 때다.

물론 '예술'이라는 것이 꼭 대중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카리스마를 발휘해서 대중이 그걸 사랑하게 하고 우러러보게 하는 것이 더 맞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건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동시대에는 이해받지 못했으나 후대에 와서 추앙받는 예술가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내가 이  영상을 보고 영감을 얻은 건 역시 나 또한 일개의 생활을 지불하고 인생을 세워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천재성 없이 어떻게든 매일을 힘겹게 살아가는 생계형 '예술가'에게 넘치는 카리스마를 따르는 군중 같은 건 없다. 먹고 살기 위해서 글을 써야 하고 더군다나 유명세라고는 1도 없기에 원고청탁이란 건 가뭄에 콩나듯 들어오는 나는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이 진흙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의 독창적인 글을 써서 매혹적으로 포장해 대중에게 팔아야만 한다.

여기에서 바로 스티브 잡스의 전략이 빛을 발한다.

내가 가진 독창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대중이 읽고 싶어하는 글은 무엇인가?

이 두 가지를 파악한 뒤에 그 둘을 이을 접착제를 찾되 여기서 선행되어야 하는 건 후자다. 내 독창성에 대중이 원하는 글을 이어 붙이는 게 아니라 대중이 읽고 싶어하는 글이 뭔지 파악한 뒤에 여기에서 내 독창성이 발휘될 여지를 발굴해내고 그것을 슬쩍 조미료로 쳐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전략은 세상의 거의 모든, 가치를 팔아야 하는 입장에 놓인 개체라면 모두에게 통할 만한 전략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생각해야만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나에게 적용한다면 "사람들이 뭘 읽고 싶어할까?"일 테지. 스티브 잡스 덕분에 반드시 답을 얻어야 할, 그래서 깊고 또 깊게 생각해야 할 질문이 생겼다. 이것이 내 인생의 성공이라는 커다란 퍼즐에 매우 중요한 한 조각일 거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