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th || History || Art

헤파이스토스 / 불카누스, 대장간의 뜨거운 신

헤파이스토스를 생각하면 나는 조금 마음이 짠하다. 제우스와 헤라가 엄빤데도......일단 얼마나 못생겼으면 엄마로부터 버림 받았다.

헤라가 빽빽 우는 아기가 시끄러워 죽겠는 데다가 못생기까지 했다고 집어 던지는 바람에 떨어지며 부상을 입은 아기는 평생 발을 절게 된다나 뭐라나.

그래도 어디에나 착한 존재는 있기 마련. 바다의 님프들 테티스와 에우리노메가 이 아기를 데려다 바다 깊은 동굴에서 키우게 되고 이곳에서 헤파이스토스는 금속 세공 등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다른 썰로는 렘노스 섬에 떨어졌고 그곳의 주민들에 의해 길러졌으며 헤파이스토스가 고마움의 뜻으로 금속공예를 전수해주며 섬의 수호신이 되었고 그 섬은 지금까지도 뛰어난 금속세공 기술로 유명하다고 함.

 

Hephaestus at the Forge  by  Guillaume Coustou the Younger  ( Louvre )

 

그의 작업실은 아마도 화산 어디쯤일 거라고 하는데 렘노스 섬 모스킬로스 화산이 가장 유력하고 외눈박이 괴물 키클로페스를 조수로 두고 작업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불의 신이자 대장장의 신으로 유명하고 그런 만큼 그의 상징물은 망치, 모루, 집게 등이다.

어딘지 모르게 진지한 장인의 모습을 풍기는 남자가 있고 그가 위의 상징물 및 만드는 것이 번개이거나 고르곤이 있는 방패 같은 거라면 그 작품은 바로 헤파이스토스를 표현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워낙 기술이 좋아서 신들이 열광적으로 그의 신묘한 무기나 도구를 받고자 했다. 제우스의 번개도 만들어주고 아테나의 유명한 방패 아야기스도 만들어주고.....그렇다고 그저 순둥한 성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Hephaistos/Vulcanus schmiedet de Dunnakei vom Zeus/Jupiter (Rubens)

 

자신이 아기였을 때 무참히 버린 엄마 헤라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녀가 보면 혹 할만 한 아주 아름다운 의자를 만들어 바쳤다.

당연히 헤라는 혹하고 앉았는데 문제는 일어날 수 없었던 거다.

엉덩이가 떨어지지 않는 특수장치를 해놓은 걸 알리가 없었을 테고 일어날 수가 없으니 그녀는 많은 곤란함에 직면했고 고민 끝에 그토록 미워하던 디오니소스를 불러다가 부탁까지 해야 했다. 네 형 좀 설득시켜봐라~~

둘이는 뭔가 통하는 게 있었던지 포도주 몇 자루 나눠 마신 끝에 헤라를 풀어주기로 했다고 한다. 단!! 공짜로는 안 되지잉~~~~~

아프로디테가 내 부인이 되게 해준다면!!!

누구나 곤혹스러움을 감출 수는 없었지만 어쩌겠는가~ 헤라는 의자에서 일어나야 했고 그렇게 안 해주면 제우스는 계속 부인에게 시달릴 테니 또 제우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프로디테를 설득했다. 물론 단순히 제우스가 자신의 근사한 번개를 만들어준 보답으로 둘을 결혼시켰다는 설도 있으나....아니, 그건 좀 아니지 않나. 난 전자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둘은 결혼을 했지. 

하지만 이들의 결혼은 머잖아 망한다. 애초에 애정 없이 결혼했으니.....미의 여신은 즉시 전쟁의 신과 바람을 피운다.

 

Mars and Venus Surprised by Vulcan by Alexandre Charles Guillemot (1827)

 

이 사실을 헬리오스로부터 전해 들은 헤파이스토스는 분노해서 침대에서 사랑을 속삭이던 불륜의 현장을 고스란히 투명한 그물로 옭아매 이 커플을 올림푸스의 구경꺼리로 만들었던 사건이 있음. 참 많은 화가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보여준 장면이다. 역시 남의 불륜 구경하는 건 재미있는 모양이다. 참 마음이 그런 건 아무리 그래도 결론은 아프로디테와 헤파이스토스 사이에서는 자식도 없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임. 게다가 아테나한테 반했다가 들이댔다가 망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맴찢....

참 성실하고 멋진 신인데....

이런 신에게 진정한 사랑이 있었다고 전해주면 얼마나 좋아....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외모지상주의는 어떻게 할 수 없었던 모양.

그러니 내 마음이 짠할 수밖에.

후후....아무튼 일단 여기까지 이야기하고 다음 시간에는 12신 중에서 내가 느끼기엔 존재가 미약한 헤스티아에 대해서 알아보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