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 신들의 왕이 제우스라면 여왕은 헤라다. 사실 헤라는 제우스의 누님이다. 정확하게 둘이 언제 부부 사이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티탄족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이후라고 하면서도 그 싸움에 둘 사이에서 나온 아들 헤파이토스가 참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 다각도로 전해진 듯하다.
헤라가 처음부터 제우스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구애를 했으나 거절하며 도망을 다녔다. 그러자 그녀의 측은지심을 이용하기로 하고 다친 새로 변신, 그녀가 불쌍한 새를 품에 안자...........(19금)
저거야 그냥 옛날 이야기이고 이 둘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의 본질은 따로 있다.
종교의 성향 변화로 원래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명맥을 이은 것이 헤라였다.
그래서 그녀는 그리스 일대에서 숭상받는 모신의 한 명이었으나 제우스라는 새로운 남성적인 신이자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결국에는 최고신의 자리를 내어주게 되었다. 이는 우리 인간의 역사가 모계 중심에서 출발해서 부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제우스는 끊임없이 바깥을 나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일에 간섭하고 난봉꾼을 자처하지만 헤라는 '가정의 수호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채 바람도 안 피우고 하는 것이라곤 복수하고 다른 여신들과 미를 겨루고...뭐 그런 것이라는 거......실제로 신화를 읽으면 페미니스트들은 진짜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이 둘의 관계를 가장 역동적으로 그려낸 그림이 제임스 배리가 그린 그림이라고 생각되는데....
우열을 다투던 신들 답게 제우스는 헤라를 안주인으로 앉혀놓고 무지하게 바람을 피워대고 헤라는 또 그 가정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어떻게든 바람 피운 여자와 그 자식들을 색출해내서 무섭게 응징한다. 그러니까 결국 그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지.
세멜레의 경우 제우스가 자신의 진짜 신적 모습을 드러내게 해 불타 즉시 죽게 했고 제우스가 겨우 구해내 허벅지에 길러서 낳은(?) 디오니소스를 집요하게 찾아내 미치게 하고 궁지로 몰고.....난리법석을 피웠다.
이오는 암소로 변하게 만들고, 알크메네의 아들 헤라클레스를 박해한 이야긴는 워낙 유명하고, 칼리스토는 곰으로 변하게 해 자기 자식에게 죽임을 당하게 할 뻔하는 상황으로 몰아가지를 않나......하지만 정말 '독하게' 바람을 피우는 제우스를 생각하면 그녀의 입장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
예술에 표현될 때 홀과 왕관이 그녀의 상징물이고 특히 그림에는 주로 공작새를 대동하고 나타난다.
범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는 고전적인 여인이 있고 그 주변에 공작새가 얼쩡거리면 그게 바로 헤라를 표현한 것이라고 캐치하고 그림을 들여다보면 된다.
헤라에 대해서 생각할 때는 신화에 그려진 질투의 화신이나 응징의 여신이라는 생각만 하기보다는 그녀가 처했던 입장과 가정의 수호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졌지만 정작 스스로의 가정은 파탄이었던, 비운의 운명을 조금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나의 사견을 덧붙이며 이번 글을 마무리하겠다.
다음시간에는 이 둘의 아들 전쟁의 신 아레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