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티아는 대지 모신 레아와 추수의 신 크로누스 사이에서 나온 맏이다.
이어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도 태어나지만 비정한 아버지 크로누스는 자식들 중 한 명이 자신을 제끼고 왕좌를 빼앗을 것이란 신탁을 들은 뒤였기에 차례로 자식들을 집어삼키는 만행을 저지른다.
그 와중에 로마의 전승에서는 또 베스타가 딸들 중 셋째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하니 참고하시길.
그녀가 담당한 것은 화로...화덕...아궁이....뭐 그런 것이었는데 이는 부엌의 아궁이와 연결되어 있다. 어느 집이든 부엌은 먹고 사는 데 중심이 되는 곳이 아닌가! 그래서 그녀는 가정의 수호신으로 추앙받았다.
상징은 난로와 불이다.
심심한 여신이어서 그런지 그림은 그렇게 많이 남은 것 같지 않고 조각상으로 많이 남은 듯하다. 검색해서 나오는 것들은 뒤에 설명하게 될 베스탈을 표현한 경우가 대부분.
조각상에는 헤스티아가 처녀신임을 드러내는 면사포를 쓴 모습이라든지 그런 채로 홀을 들고 있는 모습 등으로 많이 표현된다. 거기에 불까지 있으면 완벽하게 그녀를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헤스티아는 처녀신이 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그녀가 남동생 포세이돈과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 난 아들 아폴론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헤스티아를 차지하기 위해 맹렬히 다투었다.
마음씨 고운(?) 그녀는 그 상황이 매우 불편했고 결국 그 누구의 구애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쭉 순결을 지키겠다고 다짐한다. 제우스는 이를 받아들여 그녀에게 앞으로 영원히 순결을 지키며 처녀신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인간들이 바치는 제물을 가장 먼저 받을 수 있는 권한까지 줬다. 그리고 그녀가 가정의 수호신으로서 숭배받을 수 있도록 해준 것도 이때의 일이다.
그래서인지....그 뒤로는 정말 그 어떤 스캔들도 없이 그저 조용히 올림푸스에서 자리를 지키며 떠나지 않고 지냈다. 신들의 전쟁이라고 일컬어지는 트로이전쟁에서조차 그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여전히 올림푸스에 머물러 있었다고.
그리스의 헤스티아이던 시절보다 로마의 베스타인 시절에 훨씬 추앙받았는데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면 그녀에게 제사를 올리며 길흉을 점치는 과정을 거쳤다. 신전에는 그녀에게 바치는 성스러운 불씨가 있었고 그걸 지키는 베스탈이라는 6명의 여사제가 있었다. 이들은 5~10세에 선발된 여아들로 무려 30년 동안 순결을 지키며 봉사해야 했다. 신전 안의 불은 국가의 안위와 관계가 있다고 여겨져서 이 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여사제들은 엄벌에 처해졌다고 한다.
이런 특수성 때문인지 베스탈을 표현한 그림이나 조각도 매우 많다. 이들은 대개 면사포를 쓰거나 히잡 같은 것을 쓰고 있고 하얀 옷을 입고 있으며 등잔불 같은 걸 들고 있다.
아마도 '순결한 처녀'라는 의미에 있어서 지체 높은 집안의 딸들의 초상화로 많이 제작된 것 같다. 헤스티아인 것 같지만 베스탈을 표현한 것이므로 잘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실 여신 자체보다 베스탈에 훨씬 흥미가 느껴지는데....이에 대해서는 언젠가 번외편으로 다시 파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
그럼 다음 이 시간에는 그녀에게 열렬한 구애를 했다 알려진 포세이돈에 대해 알아보자.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