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한다.
이미 그 신들이 실존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들에 의해 창조된 이야기라는 걸 알면서도 좋아한다.
게다가 그 아주 오래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놀랍게도 그 이야기들이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요즘 같은 세상에 난봉꾼 제우스처럼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지는 않지만 그렇게 사는 사람도 성별에 관계 없이 존재하기도 한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대놓고 그러지 않는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으면 있을까...
어쨌든 신화는 비록 아주 오래된 옛날이야기이지만 지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회자되며 널리 활용되는 어찌 보면 문화의 코어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서 큰 맥락이라도 이해하면 의외로 도움이 된다. 또한 신들의 다양한 드라마를 총망라한 이야기이기도 하니 능력이야 초월적이되 성격이나 하는짓은 놀랍도록 인간과 닮은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또한 저마다의 삶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대개 그리스 로마 신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12신을 떠올린다.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들이 주인공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그리스 로마 신화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적 없는가? 찬찬히 읽다 보면 갑자기 타이탄족이 나오고 12신들 말고 낯선 신들의 이름이 마구 등장해서 혼란스러워진 경험. 사실 그들의 신화는 올림푸스 산보다 훨씬 더 넓은 세계가 있고 12신들에게도 조상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조금이라도 더 완전하게 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큰 그림으로 신화 세계가 어떻게 창조되었으며 초기의 신들에서 출발해서 12신들까지의 관계도를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한눈에 쉽게 보시라고 만들어봤습니다....(글씨 못 써서 죄송해유....) 쿨럭~
태초에는 혼돈이 있었다. 그리고 그 혼돈으로부터 운명과 시간이 조금씩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조금 더 세분화된 원시의 신들이 나타난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가이아다. 대지의 여신으로 천하의 어머니 신(母神)이라고 이해하는 게 쉽겠다. 이쯤해서 하늘을 분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 우라누스를 낳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땅과 하늘은 부부가 된다. 여기까지가 원시의 신들이고~
이제 이 부부는 세상을 더 세분화하기로 하고 많은 자식들을 낳는다. 이들을 타이탄족이라고 부른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이 셌던 아이들이 크로누스와 레아였다. 여기서 크로누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크로누스는 시간이 아니라 추수의 신이다. 시간의 신인 크로노스는 원시의 신들 중 하나이므로 헷갈리지 마시길. 레아는 가이아의 성정을 그대로 물려받아 풍요와 대지의 여신이 됐다.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추수를 해야 함이 마땅하니 또 이 둘이 부부의 연을 맺는다.
그리고 마침내 크로누스와 레아가 낳은 자식들 중 하데스만 빼고 우리가 아는 유명한 12신에 포함되게 된다. 여기에 아프로디테를 넣고 헤라와 제우스가 부부의 연을 맺어서 자식들을 낳는 등의 파생 과정에서 나머지 신들이 나타나게 될 예정. 그나저나 역시 인간의 삶은 지상에서 누리는 게 맞나보다. 하데스는 사실 꽤 큰 하계라는 지역을 담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신에는 포함되지 않은 걸 보면. 개똥으로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님.
남매끼리 왜 이래....이런 생각은 안 해주셨으면 한다. 마침내 등장하게 될 올림푸스의 12신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고 옛날에는 근친상간이라는 개념이 지금보다 강하게 자리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오히려 순수혈통을 지킨다고 그걸 더 선호한 민족도 있었고.....뭐 그러니까 이건 그냥 옛날 이야기다, 정도로만 생각해주시길.
재미있는 것은 여기까지의 신들의 세대교체라는 것이 결국에는 아들이 아버지를 무력화(無力化)시킴으로써 일어났다는 점. 우라누스는 자식 중 미워하는 녀석이 있었고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가이아가 크로누스를 시켜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좌에 오르는데 그 자신도 아버지처럼 자식에 의해 왕위를 뺐길 거란 신탁을 듣는다. 그러자 레아가 자식을 낳는 족족 먹어 삼켰고 결국 그런 남편이 끔찍했던 레아가 제우스를 낳았을 때 돌을 아이긴척 강보에 싸서 넘긴 걸 먹고 제우스는 숨겨서 키우고....그러다 결국 제우스가 장성해서.........뭐 그런 이야기.
그리고 제우스와 같은 세대이자 12신에 포함되지만 사랑과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크로누스가 우라누스를 거세(앞에 설명한 아버지 무력화)할 때 떨어진 생식기와 바다가 만나 탄생했다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www.youtube.com/watch?v=5Dz_fajCbho
이 영상을 참고하면 도움이 되실 것이다.
아직 소개하지 못한 다른 나머지 주요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to be continued.....